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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게임 비트세이버를 사랑합니다.
그 이유는 제 현실 몸을 바라보는 눈을 감고서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죠.

춤이라는 아주 동물적이고 감각적인 원초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거울을 통해 춤추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 아주 불만족스럽기짝이 없습니다.

흔들리능 볼살 턱살 힘들어 지치는 눈빛
엉망진창 힘없는 팔
손을 올리면 튀어나오는 군살들까지

춤이라는 것이 시각에 의존하는 것이라서 어쩔수 없이 제가 가진 신체적 조건이 춤에 큰 결과를 좌지우지 하는데요.

춤이 너무 좋지만 춤을 추는 제 몸이 너무 싫어서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가 못난 게 보여서 춤을 멀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비트세이버는 일단 제 몸이 어떻게 되는 지 몰라요. 남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몸짓일 수 있지만 저는 가상공간안에서 음악의 비트들을 쪼개면서 댄서가 됩니다.

현실의 내 상태 내가 맘에 들지 않는 나의 모습을 과감히 잊고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댄스 플로어

저는 비트세이버가 제눈을 가려줘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