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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회사, 그니까 주변에 성숙하면서 귀여운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서 오히려 아무런 편견도 태클도 상처도 주지 않는 친구가 있다

 

오로지 팩트와 문제해결을 진심으로 생각해 반응해주는 친구덕에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나를 연약하고 얄팍하게 보는 사람, 내 이야기는 논리가 없고, 무조건 쳐내는 사람이 회사에 있다

대화할 때 정말 지치고, 더이상 진정성 진심이 있는 이야기는 절대 꺼내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맞아서 도망가다가 이름이 불리면 되돌아오는 개처럼 여전히 마음을 있는 그대로 노출할 때가 있다

나도 상대에게도 득될 것 없는 것인데, 여전히 그런다

 

아무튼 이 사람과 반대로 나의 괴로움을 그냥 나만의 것으로 인정하고 봐주면서 끄덕해주는 사람이 있다

 

나는 내가 도덕적이고 참 거짓을 비언어적인 맥락까지 다 고려해가며 자꾸 판사질을 할 때,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능처럼 자꾸 그렇게 사고가 흘러간다.

거짓말하고 능력없는 개발자들에게, 코드 몽키들....... 주인의식과 소통이라는 것을 미취학 수준으로 아는 자들에게... 쟁반을 후려치고 싶을 때가 많다.

 

성인이 그럼 안되지, 사람에게 그러면 안되지, 어릴적부터 무얼 배운거야, 우리 다같이 일하는데 그럼 안되지, 최소한의 사람으로서 자각과 양심과 책임과 인지는 어디간거야 하면서 쟁박을 깡깡 깽깽 내려치고 싶다.

 

하지만 속으로 이 욕구를 잠재우고, 목소리 출력 조절 모드로 돌입한다.

 

가끔은 이런 속마음을 드러낼 때, 한 쪽은 나를 매번 오만하고 절대 판단할 수 없는 거라며 아무런 정보도 팩트로 믿지 않는다. 아마 이런 사람은 내가 큰일이 나야만 그제서야 고개를 돌아보겠지.

 

아무튼 다른 한쪽은 나에게 전생에 염라대왕이었을 거라고,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무슨 망상 장애 환자처럼 안도가 되었다.

내가 이렇게 엉망진창 오만한 판사질을 하는 이유, 전생에 그래서 그런가 보다.

내가 틀려서 지금 사라져야할 존재가 아니라 그냥 전생에 좀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내 현실을 수용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주 가벼워진다. 나는 내가 왜 오만할까, 왜 판단할까를 답없는 내향성 발톱 고민을 하는데, 순식간에 아주 시원시원한 사이다 웹툰처럼 펴졌다. 그만 파고 들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웃기고 적당한 숫자 180대의 염라대왕.

 

그러니까 나는 공무원이면서 아마 도덕과 삶에 대해 잘잘못을 열심히 따져 왜그랬냐! 호통치며 벌을 주는 업을 아주 열심히 했을거다. 누구보다 끔찍해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잘 하는 것이 이것이라서 열심히 판단하고 결과를 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나름 멋대로 판단해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나 자신부터 수용하는 삶을 배우라고 지금의 삶이 주어진 게 아닐까 싶다.

그니까 전생에 평생을 지옥에서 살았으니까, 지금도 여전히 지옥처럼 자꾸 느끼는 것이고, 사람들의 비도덕과 거짓과 모순이 너무나 (물론 스스로부터) 괴로워 미쳐버리겠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나는 괜찮은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제거하거나 잘못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거다.

 

아주 망상같은 전생에 대한 우스개소리가 나를 수용하게 바꾸어줬다.

 

고마워 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