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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APR 23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도
나를 지옥으로 보낼 수 있는 사람도 너밖에 없었어
10 APR 23
안녕 나의 오래된 친구야
4월이야
너는 이른 봄을 맞이하고 조금 더운 날을 보낼 수도 있겠다
건강하지?
나는 어떤 날을 내일도 없이 시간과 돈을 흥청망청 써버릴 때도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긴 호흡으로 고민할 때도 있고
가끔은 무언가 허망하고 허무해서 헤맬 때도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고, 또 공부할 것들이 너무 가득한 것에 감사하다가도 좌절하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해
많이 보고 싶다
17 APR 23
있지 내 삶의 많은 것들이 엉망진창이라서
4월인데도 슬퍼하고 그리워할 새가 없더라
19 APR 23
태민아
건강하게 잘 지내지? 많은 날이 생각이 날 때도 있고, 내가 어떻게 사는지 모를 때도 있고 일상에 바쁠 때도 많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건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 것 같고 너한테 아련한 고마움을 많이 느껴
네가 밴드 앱에서 없어졌을 때 퍽 서글펐지만 너한테 평온한 나날이 되기를 바라고
04 AUG 24
있지 나는 구구절절 우리만의 4월이 존재한다고 시간에 취해서 부여잡고 있을 때 너는 이미 오랜 인연을 벌써 만들어 이어가고 있던 거더라 빠른 건지 아니면 당연한 건지 아니 당연하게도 나와 상관이 없는 건데
이렇게 작년에 내가 쓴 글을 보면서 내가 너무 꾸질꾸질해서 창피했어
내 마음이 너무 불쌍했어
08 MAY 23
태민아
고마워
너의 모든 걸 진심으로 걸도 함께 하자고 용기의 말을 내어줘서
20년을 남으로 살다가 서로 인생에 깊숙이 얽히고 허락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것이 생기는 건 참 멋지고 용기 있는 일이더라
네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 행복들을 그런 용기로 하나씩 이뤄나가길 바랄게
그리고 너는 충분히 그리고 있고 나와 상관없이도 그런 힘이 있다는 것도 알아
고마웠어
나는 사람 관계에서 얻는 행복도 서러움도 너무 커서 진실한 관계를 너무나 원하고 추구했던 것 같아
창백한 푸르점, 아주 작은 점에 이유도 모르게 툭 던져진 삶이 참 망망대해 같았는데
덕분에 찐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열망하고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걸 꿈꿀 수 있었어
거이에 우리의 이별조차 나에게 더 많은 걸 가르쳐주더라
고마워
건강하고 행복해
나의 못난 모습들 너가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건 내 욕심이겠지?
평온하고 너만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가길 바랄게
안녕
15 MAY 23
나는 무척 지겨웠다
사람들의 무수한 오해와 타인에 대해 진정성 있게 알기보다는 빠르게 쉽게 결론을 지어버리는 것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를 아주 극명하게 그들의 뇌에 논란이 없게 증명하는 과정에 지쳤다
나의 고통과 괴로움이 눈앞에서 피가 철철 보여야 인정되는 사회, 조직, 관계
나의 잘못인지 너무나 당연한 인간 사회의 진실인지
현대 사회의 문제인기 우리네 삶이 너무 팍팍한 것인지 내 자아가 비대한 것인지 여전히 나는 나의 손끝이 아픈 것만 중요시 여기는 어린아이인 것인지
괴로움을 편견 없이 전달하기 너무 어려워서 아프다고 말하는 것 그냥 그만두었다
그니까 아마 나의 괴로움은 내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한 결정이 의해서 증명되지 않을까
내가 스스로 죽음을 택해야만 그나마 동정이라도 받지 않을까
아 무언가 힘들긴 했나 보다 그제야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돌이킬 수 없는 강
내가 의도하지 않은 가족의 확장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이었나 봐
아니 미성숙한 내 자아의 한계를 본 거고 그게 너와 나의 세계를 영원히 건널 수 없게 만드는 스틱스 강줄기의 시초가 된 건가 봐
나의 오만함을 일깨워주는 경종이었고
나는 참 오만하게도
우리의 세계에는 죽음이 없다고 여겼어
바보같이 스틱스 강 따위 건널 수 없는 강따위 절대 존재하지 않겠지 생각했어
어린 날 사랑에 대한 오만이고, 책임 따위 질 줄 모르는 알량한 마음의 당연한 결과 같아
네가 생각이 많이 나
그리고 나는 여전히 고장 나서 방향을 잃고 사는데, 유일한 방향키가 추락을 향해 있어서 자신이 없어
16 MAY 23
나는 5인극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관객도 나고 감독도 나고 평론가도 나고 당연히 배우도 나고
그 공허하고 초라한 시간 안에서 나는 보잘것없는, 오롯이 혼자인 나로 존재할 수 없어서
자꾸 단기적으로 아주 큰 자극만을 추구하고 아니 어쭙잖은 일을 혼자 심각하게끔 만들어서
스스로를 긴장에 몰아세우고 그걸 힘겹게 해소하느라 온 에너지를 다 쓰고 그렇게 지쳐서 해야 할 일을 자신과의 약속을 미룬 나를 미워하면서 불편한 잠으로 도피하는 거야
정말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 극이다
자꾸 타인에게서 얄팍한 결과물을 엿보며 나의 영향력을 보려는 못된 마음을 버리지 못했고
이게 바닷물 먹기와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Relation is like intake sea water
생각나는 것, 연상되는 것, 질주하는 나의 생각 가지들이 결코 내가 아니고
설사 나 자신이라고 해도 잘잘못도 없고 틀린 것도 당위성도 없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간단한 것, 에너지를 적게 쏟는 것을 선택하지 말고
나 자신과의 다짐에 그리고 좆밥 같은 현실을 견디는 것에 나는 힘을 써야 하는데...
그건 아주 지루하고 고루하고 재미없고 의욕이 꺼져버리는 그런 것들이지
18 MAY 23
가끔은 헤어지기 위해 만났던 걸까라는 헛헛한 생각이 들어
죽기 위해 태어나는 것과 같이
서로 끔찍한,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를 당하기 위해 우리는 그 많은 시간을 손잡은 걸까
너는 나는 과거의 유령을 너무나 잘 두고 있는데
나는 죽은 자로서 이미 끝나버린 시간을 지박령처럼 떠돌고 있는 건가 봐
나는 현재만 빼고 살아서
온몸과 마음이 항상 찍어지는 느낌을 받는 걸까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그간의 시간에 대한 벌로 나는 능지처참에 처한 게 아닐까
머리는 미래에 저당 잡혀 끝없는 불안에 휘말리고
미천한 발과 육신은 아직도 과거의 감각가에 절여져서 살지를 못하고
과거와 미래에 꽁꽁 묶여서 오늘은 찢어지기 일보직전이 아닐까
30 MAY 23
진짜 진짜 보고 싶어서 울었어
아주 고독하고 초라하고
모든 게 다 허물어져서 더 이상 나는 이 세계를 주물 할 수 었었고 그래서 내가 바보 같아서 너무 보고 싶어서 울었어
결국 내가 다 망친 거야
내가 놓친 거야
내 마음의 안전지대에 감사하는 마음 없이 배은망덕하게 안전지대 안에서 마음껏 재고 난리치고 책임지지 못하고
그래서 그 대가로 부서진 세상에서 살고 있구나
사랑이 고무줄이어서
한없이 나락으로 갈수록 미친 도파민의 도약을 잠깐 느꼈다가 나는 자꾸 중력에 의해 떨어지기만 하다가 줄이 너덜너덜해져서 더 솟아오르기는 힘들어지고 작용 반작용으로 하염없이 겪는 큰 격차만 커지고 고용함과 안정감의 감사함 따위 모르고 자꾸 위의 위치만 제자리인 양 바래서 결국엔 너덜너덜 원래의 긴장이 끊어진 끈에 나는 그냥 하염없이 그 끝에 덜렁덜렁 가끔 바람에 올라가서 수면의 숨을 돌이켰다가 항상 저 밑에서 절대 올라갈 일이 없는 미래를 확신하며 살지
있지
회사에 내가 감사하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실 그들이 원하는 나, 필요한 나는 철저히 일 하는 나밖에 없어
그니까 나라는 개인은 원하지 않는 거지
그래서 나는 낸 감정을 아주 꾹꾹 눌러 담아 새어 나오지 않게 아주 밀봉해
조금의 감정의 씨앗도 외면하고 숨 한 줌 주지 않아
하지만 내 손이 작아서 가끔 나도 모르게 삐져나오는 곳이 있어
그럴 때 산소가 잘못 들어가 완전 밀봉이 되지 못해
그러면 아주 축축하게 흉측하게 썩는 거야
그니까 유일한 나의 소셜활동에서 꾹꾹 모든 걸 눌러서 그 어떤 개인적인 나도 드러내지 않고 집에 오면
아주 간단한 트리거에도 이 오물통이 펑 터져서 우리 집은 오물풍선이 다 터져버린 오물방이 돼
나의 썩은 마음과 눈물과 미련, 젖다 못해 절어서 원래 모습이 없는 생각과 감정들이 추악한 모습을 하고 눌어붙어있어
그럼 나는 거기에 잠식돼서 그저 나를 미워하는 일밖에 못하는 거야
그니까 이런 내가 싫어서 너도 도망가버린거겠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나는 내가 너무너무 끔찍해
내가 얼마나 나도 모르는 새에 끔찍하면 10년 사귄 친구가 도망가고 손절할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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